안드 스마트폰, ‘배터리 효율’ 확인 편해질 듯
과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사후 지원 기간이 아주 짧았기 때문이다. 초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평균 두 번의 운영체제(OS) 판올림만 보장했다. 4~5차례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애플과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다르다. 구글은 업데이트 지원 기간을 7년으로 연장했다. 삼성은 4년 판올림, 5년 보안 업데이트를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도 마음만 먹으면 아이폰만큼 오래 쓸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모자란 점이 있다. 5년가량 스마트폰을 사용하려면 중간에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데, 배터리 상태를 쉽게 확인할 방법이 없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효율이 떨어진다. 기기를 사용한 지 2~3년이 지나면 배터리가 금방 닳는 이유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외부 프로그램이나 앱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으나, 번거롭고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와 달리 아이폰은 배터리 상태 확인 기능을 제공한다. 기본 설정 앱에서 배터리 항목에 들어 가면, 배터리 성능 최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려준다. 사용자는 현 배터리 효율을 보고 교체 시기를 결정하면 된다.
구글도 비슷한 기능 준비 중
이달 초 구글은 12월 ‘픽셀 피처 드롭’ 업데이트에서 ‘배터리 정보’라는 새로운 메뉴를 추가했다. 사용자는 여기에서 기기에 탑재된 배터리가 언제 생산됐는지, 배터리를 몇 번이나 충전했는지(충전 사이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배터리 성능 상태 표기가 이번 업데이트에서 빠졌다. 배터리 효율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지표가 배제된 것이다.
구글은 추후 제공할 업데이트에서 배터리 관련 메뉴를 보강할 듯하다. 12월 22일(현지시간) 캐나다 IT 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AndroidPolice)에 따르면 최근 구글이 배포한 안드로이드 14 QPR2 베타2에는 개선된 배터리 상태 표기 메뉴가 포함돼 있었다. 메뉴는 업데이트 안에 숨겨진 상태였지만, 직접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매체에 따르면 새로운 안드로이드 배터리 메뉴는 아이폰과 많이 유사해질 전망이다. 업데이트 내부에 이를 시사하는 문자열이 다수 발견됐기 때문이다. 업데이트 파일 안에는 ‘배터리는 시간이 지나면 성능이 저하되고 지속 시간이 줄어든다’, ‘새 배터리와 비교해 현재 배터리가 유지할 수 있는 충전 비율’ 등 배터리 효율 관련 문구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재측정(Recalibration)이라는 생소한 메뉴도 포함돼 있었다. 재측정이 무슨 기능인지는 불분명하나, 그 옆에 포함된 ‘이 과정에 몇 주가 소요될 수도 있다’는 문자열을 통해 유추해볼순 있다. 재측정은 기기 배터리 용량을 보다 정확하게 추정하기 위해 시스템이 시간을 들여 데이터를 다시 수집하는 기능으로 보인다.
또 무슨 기능이 발견됐나
업데이트 안에는 ▲배터리 용량 감소 ▲재측정 중 ▲배터리가 감지되지 않음 등 총 3개의 아이콘이 발견됐다. 이는 사용자에게 보내는 알림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업데이트에는 배터리에 이상이 생겼을 때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알림을 보내는 기능이 포함돼 있었다. 배터리 관리 메뉴에서 직접 확인하지 않아도, 운영체제에서 먼저 배터리 상태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배터리가 정품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될 듯하다. 업데이트에서 이를 시사하는 문자열이 발견돼서다. 문구는 원래 탑재된 순정 배터리를 뜻하는 ‘ORIGINAL’, 교체된 이력이 있다면 ‘REPLACED’, 분간이 안될 경우 ‘UNSUPPORTED’ 등 세 가지다. 각 배터리에 부여된 일련번호를 기준으로 세 가지로 구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당연히 지원해야 할 기능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는 굉장히 유용한 기능이다. 외부 프로그램 같은 번거로운 수단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운영체제가 오랜 기간 기기 배터리 사용 내역을 분석하기에 결과값이 정확할 가능성이 높다.
구글이 언제 배터리 성능 확인 기능을 추가할진 미지수다. 지난해 10월, 구글이 안드로이드 13에서 비슷한 기능을 개발 중인 정황이 포착됐지만,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아닌, 자사 픽셀폰을 위한 기능으로 내놓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