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Reddit @Reddit_n_Me)
올해 5월 유튜브가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인식하는 기능을 도입한 이후 일부 소비자에게 경고성 팝업이 표시됐다. 광고를 허용하거나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지 않으면 향후 동영상 시청이 제한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팝업은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더 많은 사용자에게 표시되기 시작했다. 유튜브가 제시한 기회는 단 3번이었다. 팝업이 3번 뜰 때까지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삭제하거나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실제로 유튜브를 볼 수 없다는 게 여러 사용자를 통해 알려졌다.
생각보다 강경한 유튜브의 대응에 놀란 사용자는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삭제했다. 올해 10월 미국 IT 매체 와이어드(Wired)는 유튜브가 경고 팝업을 정식 도입한 뒤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삭제한 사용자만 수십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당시 고스터리(Ghostery)라는 광고 차단 프로그램 개발사는 자사 프로그램을 제거한 고객 중 90%가 삭제 사유로 유튜브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소비자에게 남은 방법은 △유튜브를 더 이상 보지 않거나 △광고를 시청하거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는 것뿐이었다. 여기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광고 차단하는 대신 ‘빨리빨리’…30초 광고 2초 만에 본다
광고를 16배속으로 재생하는 모습 (출처 : Ad Speedup)
11월 24일(현지시간) 크롬 웹 스토어에 ‘애드 스피드업(Ad Speedup)’이라는 확장 프로그램이 등록됐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광고 재생 속도를 조절하는 프로그램이다. 설명에 따르면 이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유튜브 광고가 16배속으로 재생된다. 30초짜리 광고를 끝까지 보는 데 불과 2초도 안 걸리는 셈이다. 광고를 차단하는 게 아니므로 경고 팝업도 뜨지 않는다.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하다는 것이다. 확장 프로그램이 유튜브 광고를 인식해 재생 속도를 조절하므로 본 콘텐츠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백그라운드에서 구동하기 때문에 기능을 일일이 활성화할 필요가 없으며 따로 변경할 설정도 없다.
기존에 사용하던 광고 차단 프로그램이 있다면 함께 구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튜브가 차단 프로그램을 인식해 경고 팝업을 띄울 수 있는데, 광고 차단 프로그램의 허용 목록(화이트리스트)에 유튜브 웹사이트를 추가하면 팝업이 사라진다. 이 경우 광고가 표시되지만 16배속으로 재생되므로 광고를 오래 보는 불편함은 해소된다.
애드 스피드업에는 음소거 기능이 내장돼 광고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일부 광고는 시청 도중 ‘광고 건너뛰기(Skip Ads)’ 버튼이 생기는데, 향후 건너뛰기 버튼을 인식해 자동으로 클릭하는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유튜브 배속 조절은 2배까지인데…’16배속 광고 재생’ 원리는?
유튜브 플레이어가 제공하는 배속 조절 기능은 동영상을 최대 2배 속도로 재생할 수 있으며, 광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애드 스피드업은 어떻게 광고만 16배속으로 재생할 수 있을까.
유튜브 광고 일러스트 (출처 : YouTube)
소식을 보도한 구글 전문 해외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9to5google)은 이 확장 프로그램이 브라우저에 내장된 동영상 플레이어 기능으로 재생 속도를 조절한다고 분석했다. 브라우저에 내장된 플레이어는 어떤 동영상이라도 배속을 조절할 수 있다. 광고가 인식되면 브라우저 기능을 사용해 재생 속도를 16배로 변경한다. 매체는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며 영리하다고 호평했다.
광고 차단 프로그램과 달리 크리에이터 수익 챙길 수 있어
나인투파이브구글은 애드 스피드업이 기존 광고 차단 프로그램보다 나은 점이 하나 있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수익을 보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켜고 유튜브를 시청하면 광고 시청 수나 시간이 누적되지 않아 크리에이터에게 수익이 분배되지 않았다. 반면 애드 스피드업을 사용하면 광고가 실제로 재생되므로 시청 수가 올라간다.
단, 광고 수익이 시청 수가 아니라 시청 시간에 좌우된다면 확장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기대 수익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30초짜리 광고를 재생해도 2초만 시청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확장 프로그램으로 광고 시청 시간이 변경될 경우 크리에이터에게 분배될 수익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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