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모 헬스케어 스마트워치 등장, 애플워치 빈 자리 채울까
의료기술 기업 마시모(Masimo)가 건강 관리에 특화된 웨어러블 기기 ‘프리덤’ 시리즈 제품 두 종류를 공개했다. 디스플레이 탑재 여부와 디자인에 따라 스마트워치 버전과 스마트밴드 버전으로 나뉜다. 두 제품 모두 △피부 수분 지수(Hydration Index) △혈중 산소 농도(SpO2) △분당 호흡수(Respiration Rate) △맥박수 △맥박 변이도(Pulse Rate Variability) △걸음 수 △넘어짐 인식 기능을 탑재했다.
마시모 프리덤 워치, 애플워치보다는 갤럭시워치 느낌
마시모는 이달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4에서 프리덤 워치 시제품(프로토타입)을 전시했다. 원형 디자인을 적용해 애플워치보다는 갤럭시워치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준다. 사이즈는 46mm 단일 모델로 만들어졌다.
측면 조작부에는 다른 제품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기능을 집어넣었다. 오른쪽에 애플워치처럼 버튼과 다이얼 역할을 겸하는 ‘용두(크라운)’ 대신 길쭉한 버튼을 탑재했는데, 버튼에 터치센서가 내장돼 쓸어올리거나 쓸어내리는 터치 동작을 인식한다. 왼쪽에는 선택 기능을 담당하는 작은 버튼과 개인정보 보호 스위치가 탑재됐다.
1월 21일(현지시간) 중국 IT 매체 기즈모차이나(GizmoChina)는 마시모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도록 뚜렷한 정체성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마시모는 애플이 자사 혈중 산소 농도 측정 기술을 도용했다며 미국 법원에 애플을 고소했다. 그 결과 마시모가 승소해 미국에서 애플워치 시리즈 9과 울트라 2 판매가 금지됐다.
일각에서는 애플워치가 미국에서 판매 금지된 직후 마시모가 프리덤 시리즈를 공개한 건 마케팅 효과를 노린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CES 2024를 취재한 미국 IT 매체 더버지(The Verge)는 애플과의 법정 공방이 최근 이슈화된 덕에 마시모 프리덤이 전시회에서 타사 제품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마시모는 프리덤 시리즈를 통해 자사 센서가 정확하다는 점을 선보일 뿐이며 애플을 의식해 제품을 출시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작 ‘W1’에 편의 기능 추가한 버전
마시모가 스마트워치를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9월에 ‘W1’이라는 헬스케어 스마트워치를 출시했다. 지원하는 기능은 이번에 공개한 프리덤 시리즈와 거의 같다. 당시 마시모는 W1이 운동선수와 노인에게 적합한 스마트워치라고 홍보했다. 운동하면서 발생하는 생체 지수의 변화를 수치화하는 기능은 타사 제품도 지원하지만 마시모는 피부 수분 지수 측정 기능을 지원해 물을 마셔야 할 타이밍까지 알려준다.
프리덤 시리즈에는 W1과 동일한 센서가 탑재됐다. 따라서 센서를 사용하는 기본 기능은 W1과 같다. 여기에 넘어짐 인식 기능이 추가됐고, 개인정보 보호 스위치가 탑재돼 민감한 정보 공유를 막을 수 있다. 본체 왼쪽에 달린 스위치를 끄면 프리덤 워치로 측정한 생체 신호 값을 서버나 스마트폰에 보내지 않고 워치가 자체적으로 처리한다. 개인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거나 기술 개선 데이터로 활용되기 싫다면 써볼 만한 기능이다.
마시모는 경쟁사 제품과 달리 관류 저하, 움직임, 피부 색소 침착, 혈류 불량 같은 다양한 요소를 인식해 혈중 산소 농도를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측정 주기를 초 단위까지 줄여 더욱 정확한 데이터를 도출한다고 강조했다. 단,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의료기기 사용 승인을 받은 W1과 달리 프리덤 시리즈는 아직 FDA 승인을 받지 못했다.
가격은 워치 기준 999달러…화면 없는 ‘밴드’ 버전도 출시
마시모 프리덤 시리즈에는 디스플레이가 없는 스마트밴드 버전도 있다. 측정 결과를 밴드와 연동된 스마트폰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은 불편하다. 대신 피부에 닿는 부분이 센서를 제외하고 대부분 패브릭 소재로 덮여 자극을 줄이고 두께가 얇아 다른 곳에 부딪힐 걱정을 덜 수 있다.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워치 버전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시모 프리덤 워치 버전의 가격은 999달러(약 133만 원)로 책정됐다. 공개 시점부터 마시모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진행하는데 예약하려면 보증금을 100달러(약 13만 3190원) 내야 한다. 출시일은 올해 하반기로 알려졌다. FDA 의료기기 승인에 드는 기간을 고려해 출시를 미뤘을 것으로 보인다.
마시모는 전작인 W1을 구매하면 프리덤 시리즈 500달러(약 66만 6200원) 할인권을 제공하겠다고 알렸다.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가 당장 필요하다면 우선 W1을 구매한 다음 프리덤 시리즈로 교체하는 게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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