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Unsplash / d c tr nh)
에어태그, 갤럭시 태그와 같은 위치 추적기는 잘 사용하면 굉장히 유용하다. 소중한 물건에 부착하면 분실했을 때 쉽게 되찾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모든 사용자가 위치 추적기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건 아니다. 일부 사용자들은 위치 추적기를 타인을 스토킹하는 데 악용했다.
애플이 에어태그를 처음 선보인 이래 위치 추적기 스토킹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애플에서 문제를 관망했던 건 아니다. 주변에 위치 추적기가 감지되면 경고음을 내보내는 기능, 위치 추적기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정밀 추적 기능 등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에어태그를 이용한 스토킹 범죄로 인한 피해는 계속됐다.
애플, 구글과 범용 위치 추적 방지 기능 도입
(출처: 애플 / 구글)
5월 14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애플이 구글과 함께 마련한 위치 추적 감지 기술 표준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두 회사는 새로운 표준에 DULT라는 명칭을 붙였다. DULT는 ‘Detecting Unwanted Location Trackers’의 약자로, 우리말로 ‘원치 않는 위치 추적 감지’라는 의미다.
DULT는 서로 다른 운영체제(OS)에서 미식별 위치 추적기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가릴 것 없이 알 수 없는 위치 추적기가 발견되면 스마트폰이 사용자에게 경고 알림을 보낸다. 애플은 “사용자가 모르는 블루투스 위치 추적기가 함께 포착되면 기기에서 ‘○○ 기기가 함께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는 알림을 보낸다”고 전했다.
(출처: The Verge)
알림 전송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이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가이드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위치 추적기 식별자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장치를 비활성화하는 지침을 알려준다. 또 사용자가 위치 추적기가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있도록 추적기에서 소리를 재생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감지부터 대응까지 위치 추적기를 무효화하는 방법을 한번에 제공하는 것이다.
애플은 최신 iOS 17.5 버전에 새 기술 표준을 적용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6.0 이상 버전을 탑재한 기기에 새 기술을 구현했다.
한편 이번 소식은 애플과 구글이 위치 추적기 오용을 방지하기 위해 힘을 합치겠다고 발표한 지 2주 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이달 초 양사는 새 기술 표준을 각자 제품에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범용 기술 표준이라는 데 의의
(출처: Unsplash / onur binay)
애플과 구글은 기술 개발이 끝나면 다른 업체에서 만든 위치 추적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두 회사는 페블비(Pebblebee), 모토로라(Motorola), 지오(Jio), 치폴로(Chipolo) 등 여러 블루투스 위치 추적기 제조사가 호환을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양사는 인기 위치 추적기 제조사 타일(Tile)도 DULT 기술 표준과 호환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양사 행보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구글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한다.
제조사 대다수가 DULT 표준을 따르면, 위치 추적기를 남용한 스토킹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듯하다. iOS-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생태계 장벽을 허물고, 같은 방식으로 위치 추적기를 감지할 수 있어서다. 기술 호환성 측면이 개선된다는 얘기다. 과거 애플이 개발한 안드로이드용 에어태그 감지 앱은 iOS 대비 사용성이 부족했다. 사용자가 수동으로 켜야 했다.
애플-구글, 왜 손을 잡았을까
애플 나의 찾기 네트워크 (출처: 애플)
애플과 구글이 이 시점에서 위치 추적기 감지 기술 표준을 내놓은 이유는 뭘까. 구글이 최근 애플 ‘나의 찾기’와 비슷한 기능을 구현한 것과 연관 있어 보인다. 애플 나의 찾기는 나의 찾기 네트워크라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애플 기기끼리는 블루투스로 서로 위치를 주고받고, 암호화된 위치 데이터를 나의 찾기 네트워크로 보낸다.
즉 모든 애플 기기가 서로의 위치를 보고하는 역할을 맡은 셈이다. 구글 나의 찾기 네트워크도 이와 비슷하게 작동한다고 알려졌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구글 I/O’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내 기기 찾기 네트워크’가 10억개 이상의 전 세계 안드로이드 기기를 활용하며, 블루투스 기반이라고 밝혔다. 또 애플처럼 종단간암호화(E2EE)를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 나의 찾기 네트워크는 먼 거리에 있는 자사 기기 위치를 나의 찾기 네트워크로 찾는다. 구글 내 기기 찾기 네트워크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양사가 유사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면, 애플과 구글이 위치 추적 감지 기술 표준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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