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구글)
불과 몇 년 전 코로나 19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 화상회의 같은 비대면 업무 방식이 한창 떠올랐다. 당시 줌(Zoom), 마이크로소프트 팀즈(Teams)와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이 큰 인기를 끌었다. 구글도 구글 미트(Meet)라는 비슷한 플랫폼을 서비스 중이었다. 그러나 회사는 전통적인 화상회의 플랫폼에 만족하지 않고 이보다 뛰어난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2021년 구글은 연례 개발자컨퍼런스 ‘구글 I/O’에서 ‘프로젝트 스타라인’이라는 새로운 화상채팅 기술을 선보였다. 프로젝트 스타라인은 상대방이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표현하는 3D 화상채팅 기술이다. 앞서 구글이 공개한 사용 모습을 보면, 사용자 앞에는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놓여 있다. 그곳에 상대 모습이 3D 형태로 실시간 구현된다.
구글, 프로젝트 스타라인 상용화 결정
(출처: 구글)
5월 14일(현지시간) 캐나다 IT 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AndroidPolice)는 구글이 휴렛팩커드(HP)와 손을 잡고 프로젝트 스타라인을 상용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구글은 오는 2025년 프로젝트 스타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구글 미트, 줌 등 기존 화상회의 프로그램에서 프로젝트 스타라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접목할 계획이다.
구글이 프로젝트 스타라인 상용화를 결정한 건 최초 공개 이후 3년 만이다. 그간 구글은 기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스타라인을 테스트해 왔다. 구글은 ‘기업 파트너와 수천 시간 동안 테스트’했다고 언급했다. 기술 테스트뿐 아니라, 구글 내부 사정으로 결정이 늦어졌다고 알려졌다. IT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부서 개편으로 인한 개발 차질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출처: 구글)
아쉽지만 구글은 자세한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다. HP와 협업, 2025년 상용화 시작 두 가지 내용이 전부다. HP 측도 별다른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앤드루 나르커(Andrew Narker) 구글 프로젝트 스타라인 총괄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연결과 협업이 가능한 세상을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올해 말에 보다 자세한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스타라인, 정체는?
라이트필드 디스플레이 (출처: 삼성디스플레이)
프로젝트 스타라인은 가상현실(VR), 증간현실(AR) 헤드셋 없이 커다란 화면만으로 상대방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즉 일종의 3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것이다. 프로젝트 스타라인은 ‘라이트필드 디스플레이’를 차세대 기술을 사용한다. 이는 빛의 세기와 방향을 달리해 입체 영상을 만드는 디스플레이다.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사물의 깊이나 다른 측면을 볼 수 있다.
프로젝트 스타라인은 라이트필드 디스플레이와 함께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공간 오디오, 실시간 압축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다. 구글에 따르면 프로젝트 스타라인은 고해상도 카메라와 깊이(Depth) 센서로 피사체를 촬영한 다음, 데이터를 실시간 압축해 전송한다. 이를 통해 스타라인은 커다란 디스플레이에 실물과 비슷한 상대방 모습을 표현할 수 있다.
(출처: 구글)
처음 구글이 프로젝트 스타라인을 선보였을 때는 커다란 부스 형태였다. 부스 안에 대형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센서 등 실제와 같은 화상채팅을 가능케 하는 부품이 내장된 형태였다. 최근에는 화면 크기가 TV 정도로 작아졌다. 또 초기 프로젝트 스타라인은 상대 모습을 3D 캡처하기 위해 수많은 카메라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수가 크게 줄었다고 한다.
프로젝트 스타라인에 기대되는 효과
일반적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은 눈앞의 상대가 실제 눈앞에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단순히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이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스타라인은 상대방을 3D 화면으로 생생하게 보여주기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상대와 직접 마주 보고 대화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덕분에 실제 대화하는 것처럼 얘기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출처: 구글)
구글에 따르면 프로젝트 스타라인을 사용하면 상대와 역동적인 ‘오고 가는’ 대화 빈도가 늘어난다. 바로 앞에 상대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에 실제 대화 때처럼 몸짓을 사용하는 횟수도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화상회의가 늘어나면서 ‘줌 피로’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 줌 피로란 잦아진 화상회의로 인해 큰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현상이다.
구글은 프로젝트 스타라인이 줌 피로가 적고, 상대방과 마주 앉은 듯한 환경을 구현하기에 상호 집중력이 향상된다고 주장했다. 즉 프로젝트 스타라인이 제대로 구현된다면, 현실과 비슷한 화상회의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화상회의 플랫폼이 지닌 단점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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