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애플)
애플 전문 매체 애플인사이더(AppleInsider)는 5월 17일(현지시간) 일부 M4 아이패드 프로에서 화면 밝기를 낮추면 노이즈 현상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미국 최대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는 여러 증언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레디터들은 아이패드를 사용할 때 화면에 노이즈 현상이 나타난다며, 어두운 환경에서 밝기를 낮추면 특히 심하다고 밝혔다. 레디터 Vingdoloras가 공개한 스크린샷을 보면 화면이 어두운 다크 모드에서 특히 두드러져 보인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출시 초반인 만큼 피해 규모도 알기 어렵다. 현재 애플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출처: @Vingdoloras 레딧 계정)
애플은 이번 아이패드 프로에 처음으로 OLED를 사용했다. 기존 LCD는 스스로 빛을 낼 수 없어 백라이트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화면을 껐을 때 완전한 블랙이 불가하고, 두께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한 게 미니 LED다. 미니 LED는 말 그대로 작은 LED를 뜻한다. LCD와 똑같이 백라이트를 탑재하지만, LED 소자 크기가 기존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작다.
크기가 줄어들면 LED 소자를 더욱 촘촘하게 증착할 수 있고, 용도에 따라 밝기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명암비도 개선된다. 픽셀 수가 많아지면 로컬 디밍(Local dimming) 영역을 늘릴 수 있어서다. 로컬 디밍은 백라이트를 구역별로 나눠 어두운 영역은 조명을 끄거나 줄이고 밝은 영역은 높여 빛을 조절하는 방식을 말한다.
(출처: 나인투파이브맥)
애플은 2021년에 출시한 아이패드 프로 5세대부터 미니 LED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약 1만 개가 넘는 LED로 2,500개가 넘는 로컬 디밍 존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컬 디밍도 한계가 있다. 각 픽셀마다 빛을 조절하지 못하고 구역별로만 가능하다. 밝은 색과 어두운 색이 섞인 이미지에서 빛샘 현상이 여전히 나타나는 이유다.
OLED는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낼 수 있어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LCD와 달리 완전한 블랙도 구현 가능하다. 명암비도 LCD나 미니 LED보다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번인(Burn-in) 현상이 쉽게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번인 현상이란 화면에 잔상(얼룩)이 영구적으로 남는 기술적 결함을 말한다. 밝은 빛을 낼수록, 열을 많이 받을수록 픽셀이 손상될 수 있다. 발광 소재로 산소나 탄소, 수소 등을 결합한 유기화합물을 사용하는데, 열을 가하면 쉽게 손상된다. 특히 파란빛을 내는 소자 수명이 더 짧은 편이다.
(출처: 애플)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 새로운 기술을 사용한 탠덤(Tandem) OLED를 적용했다. 텐덤 OLED는 유기발광층을 2층으로 쌓는 기술이다. 휘도를 높이고 수명을 늘렸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그러나 ‘무라(Mura) 현상’은 피하지 못한 듯싶다. 외신에서는 이번 디스플레이 결함이 OLED에서 자주 보이는 무라 현상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무라는 저조도 환경에서 발생하는 불규칙한 이상화면 증상을 말한다. 쉽게 말해, 일부 픽셀이 주변과 동일한 밝기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무라 현상은 하드웨어 문제다.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TFT(박막트랜지스터)가 모든 픽셀에 균일한 전력을 공급하지 못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출처: 애플)
일부 네티즌들은 ‘ppi’가 부족해서 발생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ppi는 ‘pixel per inch’의 약자로, 디스플레이 1인치에 증착된 픽셀 수를 일컫는다.
이번 아이패드 프로는 11인치와 13인치 모두 264ppi에 달한다. 460ppi를 제공하는 아이폰 15 프로보다도 낮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아이패드가 더 크지만, 픽셀 밀도가 낮다 보니 노이즈 현상이 부각된다는 분석이다.
외신에서는 단기간 안에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공정에서 결함이 발생했다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 제품 교환이나 디스플레이 교체가 필요할 가능성도 높다.
올 1월에 출시된 갤럭시 S24 울트라에서도 비슷한 결함이 나타난 적 있다. 아이패드 프로와 마찬가지로 어두운 환경에서 노이즈 현상이 두드러져 보이는 문제였다. 플리커 현상처럼 화면에 가로줄 무늬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제품을 따로 교환해 주지 않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진행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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