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최근 AI 챗봇을 지원하는 메신저가 늘고 있는데, 이제 텔레그램에서도 쓸 수 있게 됐다. 다만, 텔레그램이 직접 개발한 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AI 챗봇 코파일럿(Copilot)을 텔레그램에 추가했다. 5월 28일(현지시간)부터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코파일럿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출시한 AI 챗봇이다. 오픈 AI의 GPT-4를 기반으로 한다. 현재는 PC와 모바일 버전 모두 공개된 상태다. 지난 2월에는 키보드에 윈도우 키 대신 코파일럿 키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텔레그램에서 코파일럿과 대화하는 법은 간단하다. 검색창에서 @CopilotOfficialBot 계정을 검색해서 추가하면 끝이다. 해당 봇은 공식 계정임을 알리는 파란색 체크마크가 붙어있다.
파란마크가 붙은 챗봇과 대화해야 한다
대화 방식은 여느 AI 챗봇과 다르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9가지 대화 주제를 소개해 놓았다. 게임, 영화, 연애, 건강, 스포츠, 음악, 여행계획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긴 글을 요약하거나 외국어를 번역하는 일도 가능하다. 검색엔진처럼 간단한 질문만 남기면 된다.
성능은 기존 코파일럿과 유사하다. ‘강아지와 고양이 중 누가 더 귀엽냐’고 물었더니, 각 특성을 균형 있게 설명해 주었다. 답변에 참고한 웹사이트 링크도 함께 달아준다. ‘동물들의 특징에 대해 더 알려줘’, ‘귀여운 고양이 사진 보여줘’ 같은 추천 질문도 알려준다.
단, 몇 가지 제한이 있다. 현재는 텍스트만 지원한다. 이미지나 동영상, 음성 등은 생성하지 못한다. 응답 속도는 상당히 느린 편이다. 답변이 길고 자세하지만, 10초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일일 대화 횟수는 30회로 제한돼 있다.
참고로 아직 정식 버전이 아닌 베타 버전이다. 공식 버전은 곧 출시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진 바 없다.
대화를 하려면 전화번호를 전송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소 의아한 부분은 대화를 시작하려면 ‘전화번호’를 공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보안을 위해 전화번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가입 시 입력한 번호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IT 전문 매체 더버지(The Verge)를 포함한 여러 외신에서는 이에 의문을 표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전화번호를 수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PC나 모바일에서도 전화번호를 입력할 필요가 없었다. 오픈 AI의 챗GPT(ChatGPT)나 구글 제미나이(Gemini)도 전화번호를 요구하지 않는다.
텔레그램은 전화번호를 고유 식별자로 사용한다. 이름과 전화번호만 있으면 텔레그램에 가입할 수 있는데, 이름만으로는 사용자를 식별할 수 없어서다. 수많은 텔레그램 봇이 있지만, 전화번호를 요구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화번호를 수집하는 이유를 충분히 해명하지 못한다면, 과도한 정보 수집이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출처: 메타)
메신저에 AI 챗봇을 도입하는 건 비단 텔레그램만이 아니다. 지난 4월 메타에서는 메신저(Messenger)에 ‘메타 AI(Meta AI)’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메타 AI는 생성 AI 챗봇으로 일상 대화부터 정보 검색 등 다양한 대화가 가능하다.
이미지와 동영상도 생성할 수 있다. AI 모델은 이매진(Imagine)을 활용한다. 이매진은 지난해 12월 메타에서 자체 개발한 이미지 생성 AI다. 프롬프트에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결과물을 빠르게 보여준다.
메신저 외에도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등 SNS에도 메타 AI를 지원한다. 검색창(돋보기)이나 채팅창에 @Meta.AI를 입력한 뒤 원하는 질문을 남기면 된다.
메타는 챗GPT, 코파일럿, 제미나이 등 주요 챗봇 서비스를 경쟁 대상으로 지목했다. 공식 블로그를 통해 메타 AI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AI 챗봇 중 가장 뛰어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출처: 구글)
구글은 이번 주부터 메시지 앱 구글 메시지에 AI 챗봇 ‘제미나이(구 바드)’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업데이트하면 제미나이가 대화 목록 첫 번째 대상으로 뜬다. 대화 방법이나 성능은 기존 제미나이와 동일하다. 텍스트, 이미지, 이모지는 전송할 수 있지만 음성 메시지는 보낼 수 없다.
구글은 메시지 외에도 제미나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구글 지도, 유튜브, 워크스페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구글은 지난 5월 14일(현지시간)에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I/O 2024에서 ‘제미나이 1.5 프로’를 공개하며 더 우수한 성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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