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광고를 피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유튜브 프리미엄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는 것이다. 일부 사용자는 광고 차단 앱을 이용하기도 한다. 유튜브 입장에서는 이런 사용자를 방치할 수 없는 노릇이다. 수년간 유튜브는 다양한 방법으로 광고 차단을 방해하고, 앱 개발자는 또 다른 광고 차단 방법을 찾아 적용해 왔다.
광고 등 원치 않는 부분을 건너뛰는 확장 프로그램 ‘스폰서블록’ (출처 : SponsorBlock)
최근 유튜브는 기존 광고 차단 방식을 모조리 무력화하는 ‘초강수’를 뒀다. 6월 12일(현지시간) 나인투파이브구글, 안드로이드폴리스, 네오윈을 비롯한 외신은 ‘스폰서블록(SponsorBlock)’ 개발자가 엑스에 공유한 내용을 인용해, 유튜브가 영상 파일에 광고를 직접 삽입하는 방식을 테스트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폰서블록은 유튜브 영상에서 광고나 구독·알림을 요청하는 구간을 인식해 건너뛰는 확장 프로그램이다.
스폰서블록 개발자는 유튜브가 ‘서버 사이드(Server-side)’ 방식으로 광고를 삽입한다고 주장했다. 서버 사이드는 데이터 위조를 막기 위해 클라이언트가 아닌 서버에서 직접 데이터를 처리하는 네트워크 용어다. 주로 온라인 게임 아이템 강화나 금융기관을 통한 계좌이체처럼 클라이언트 측의 위조 가능성이 높은 작업을 서버 사이드 방식으로 처리한다.
유튜브, 광고 방식 바꿔 차단 앱 무력화한다
유튜브 광고가 서버 사이드 방식으로 제공되면 어떤 점이 달라질까. 우선 기존에 사용하던 광고 차단 앱 대부분이 효력을 잃는다.
기존에는 메인 콘텐츠를 재생하기 전에 광고 영상을 따로 재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광고 차단 앱을 사용하면 광고 영상 다운로드를 막거나 재생 시간을 0초로 줄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광고를 건너뛴다.
유튜브는 광고를 메인 콘텐츠에 합치는 방식을 테스트하고 있다
유튜브가 새로 테스트하는 방식에서는 광고 영상이 메인 콘텐츠에 합쳐진다. 광고가 포함된 전체 영상이 하나의 파일로 인식되므로, 지금 재생 중인 영상이 광고인지 메인 콘텐츠인지 광고 차단 앱이 구별하지 못한다.
‘뉴파이프(NewPipe)’나 ‘yt-dlp’처럼 광고 없는 유튜브 영상을 다운로드하는 앱도 영향을 받는다. 새로운 광고 방식이 도입되면 광고가 포함된 영상을 통째로 다운로드하기 때문이다.
기기 성능 저하 예상돼, 일반 사용자도 불편해질 수 있어
유튜브는 왜 지금까지 이 방법을 채택하지 않았을까. 광고 차단 앱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새 광고 방식이 도입되면 유튜브 프리미엄 사용자도 다소 불편해질 수 있다 (출처 : YouTube)
메인 영상 중간에 광고를 끼워 넣으려면 유튜브 프리미엄 사용자가 영상을 재생할 때 광고 구간을 자동으로 건너뛰는 기능도 있어야 한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 앱이 더 많은 리소스를 사용하므로 기기 성능이 그만큼 떨어진다.
광고 차단 앱 개발자가 기능을 분석해 앱에 반영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 유튜브 앱 구조만 복잡해질 뿐 정작 광고 차단은 방해하지 못하는 ‘악수’가 될 수 있다. 소식을 보도한 해외 IT 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는 광고가 포함된 영상을 재생하려면 콘텐츠 로딩 속도가 느려진다며, 유튜브가 테스트 중인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새로운 광고 차단법 가닥 잡혀, 조만간 대책 마련할 듯
광고 차단 앱 개발자는 유튜브 기능을 역이용하는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스폰서블록 개발자는 영상의 특정 시점으로 이동하는 ‘타임스탬프 링크’ 기능을 통해 광고 차단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영상 앞에 10초 길이의 광고가 삽입된 콘텐츠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콘텐츠를 보면서 1분 10초 시점으로 이동하는 타임스탬프 링크를 클릭하면 실제로는 광고 시간이 더해진 1분 20초 부분으로 이동해야 한다.
스폰서블록 개발자는 이 기능을 거꾸로 이용하면 광고가 삽입된 위치와 길이를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능을 새로 개발해야 하므로 다소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유튜브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는 영상을 완전히 다시 인코딩하지 않아도 중간에 영상을 추가하거나 편집하는 기술이 있다며, 원본 영상에서 어느 부분이 편집됐는지 알 방법이 있다면 광고 차단도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새 광고 방식 무작위 테스트 중…광고 차단 당분간 어려워
새로운 광고 방식은 아직 테스트 단계다 보니 일부 사용자에게만 예고 없이 적용되고 있다. 스폰서블록 개발자는 테스트 대상으로 지정된 사용자는 당분간 스폰서블록 기반 광고 차단 기능을 정상적으로 이용하지 못할 수 있다고 알렸다. 스폰서블록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인 광고 차단 앱으로는 ‘유튜브 리밴스드(ReVanced)’가 있다.
스폰서블록 외에도 그동안 잘 작동했던 광고 차단 앱이 갑자기 무력해질 수 있다. 6월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와 유블록 오리진 확장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유튜브 광고가 없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용자가 나타났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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