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 강조한 애플 생성 AI, ‘중국’ 출시 어렵다?

박진수 에디터 2024.06.28 조회수

(출처: 애플)

지난 6월 10일(현지시간),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WWDC(세계 개발자 회의) 2024를 열고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공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애플에서 자체 개발한 생성 AI 모델이다. 자사의 운영체제와 결합해 쓰기 도구, 젠모지(Genmoji),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Image Playground), 시리(Siri)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출시는 올가을이다. 애플은 다가오는 9월 iOS 18과 함께 애플 인텔리전스를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지원 기기는 한정적이지만, 아이폰, 아이패드, 맥에 모두 적용한다.

(출처: 블룸버그)

그런데, 중국 출시는 쉽지 않아 보인다. 6월 20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을 포함한 여러 외신에서는 애플이 중국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출시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원인은 중국 시장의 특이성 때문이다. 중국은 인터넷 정보 전파와 관련한 정책과 법률 제정 책임을 맡고 있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yberspace Administration of China)을 운영하고 있다. 애플이 생성 AI 기능을 출시하려면 이곳의 승인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해외 기술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자국에서 개발한 기술만 허용한다는 점이다. 생성 AI 기술 관련해서는 기준이 더 까다롭다. 올해 3월까지 허가받은 생성 AI 기술은 총 117개인데, 이 중 해외 기업은 없다.

(출처: 애플)

애플은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서 ‘프라이버시’를 가장 중요시한다. 생성 AI도 예외가 아니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며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를 원칙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온디바이스 AI는 모든 AI 연산을 기기 안에서 처리한다. 개인 정보를 저장하거나 AI 학습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셈이다.

AI 연산을 디바이스 내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클라우드를 사용한다. 애플은 애플 실리콘으로 전용 서버를 구축했다. 클라우드에는 전처리된 데이터만 보낸다. 누가 어떤 내용을 보냈는지 애플조차 알 수 없다. 저장이나 분석, 학습에도 쓰지 않는다. 애플은 이를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rivate Cloud Compute)’라고 강조했다.

(출처: 애플)

다만, 중국의 경우 해외 클라우드 사용이 불가하다. 이 때문에 애플은 자사의 아이클라우드(iCloud) 서버를 지난 2017년 중국 현지 데이터 관리 업체 협력해 중국에 별도로 구축한 바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 파트너 닐 샤(Neil Shah)는 CNBC 인터뷰를 통해 ‘중국처럼 규제가 심한 시장에서 자체 서버를 완전히 통제하는 건 어렵다’며, ‘AI 시대 속 애플에게 가장 큰 시험’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애플)

챗GPT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애플은 생성 AI 기능 중 하나로 오픈 AI의 챗GPT를 지원한다. AI 음성 비서 시리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질문은 챗GPT를 활용해 해결한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 내에서 챗GPT 사용을 금하고 있다. 같은 기능을 지원하고 싶다면 다른 AI 챗봇을 찾아야 한다.

현재 애플은 중국 AI 챗봇 업체 3곳과 협상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Baidu),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그룹(Alibaba), AI 스타트업 바이촨 AI(Baichuan AI)를 거론했다.

(출처: 애플)

애플이 중국 규제를 피해 애플 인텔리전스를 무사히 출시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는 최근 미국 비즈니스 잡지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 인터뷰에서 ‘중국에 애플 인텔리전스를 도입하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은 애플에게 중요한 고객이다. 중국 시장은 한때 애플 전체 매출 중 20%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아이폰 판매량은 줄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보고서를 보면, 올 1분기 중국 내 아이폰 출하량은 19.1% 감소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중화권 지역에서 거둬들인 순 매출만 726억 달러다. 규제가 심해도 애플이 중국에 애플 인텔리전스를 출시하고 싶어 하는 이유로 추측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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