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레이저 2024 (출처 : Motorola)
모토로라가 6월 25일(현지시간) 2024년형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Razr)’와 ‘레이저 플러스(Razr Plus)’를 발표했다. 갤럭시 Z 플립 시리즈와 닮은 클램쉘 스타일 스마트폰으로, 외부 화면이 매우 커 기기를 접은 상태로도 앱을 실행하고 알림을 확인하기 용이하다.
프로세서 사양을 살펴보면 레이저 플러스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S Gen 3가, 레이저에는 미디어텍 디멘시티 7300X가 사용됐다. 두 칩셋 모두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해 인공지능(AI) 기반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모토로라는 이번 신제품에 몇 달 안으로 AI 기반 기능 ‘모토 AI’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정된 명령어를 말하면 이에 대응하는 기능을 실행한다.
모토 AI, ‘리콜’ 닮은 기능 포함돼
모토로라는 모토 AI에 명령하는 기능을 3가지 공개했다. “캐치 미 업(Catch me up)”이라고 말하면 스마트폰에 떠 있는 알림 내용을 요약해서 들려준다. “페이 어텐션(Pay attention)” 명령어는 대화 내용이나 앞에서 발표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자동으로 요약하는 기능을 실행한다. 마지막으로 “리멤버 디스(Remember this)”라고 말하면 현재 화면을 촬영하고 화면에 표시된 내용을 AI가 분석해 정리한다.
과거 작업 내역을 찾는 기능 ‘리콜’ (출처 : Microsoft)
마지막 기능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 PC에 도입한 AI 기능 ‘리콜(Recall)’을 연상시킨다. 리콜은 사용자 활동을 기억하는 보조 기능으로, 몇 초에 한 번꼴로 컴퓨터가 스스로 스크린샷을 찍고 어떤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AI가 분석해 기록한다. 나중에 사용자가 리콜 기능을 사용하면 과거 작업 내역을 타임라인으로 되돌아보거나 검색해 찾을 수 있다. 이전에 했던 작업이나 파일 저장 위치가 기억나지 않을 때 도움 될 만한 기능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리콜 기능을 발표했을 때 수많은 소비자가 우려를 표했다. 컴퓨터가 화면을 자동으로 촬영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자칫 비밀번호나 기밀문서 같은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크린샷이 네트워크로 공유되지 않고 해당 PC에만 저장된다고 주장했으나 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반응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리콜 기능이 필요한 사람만 찾아 활성화할 수 있게 조치했다.
리멤버 디스, 윈도우 리콜 같은 ‘정보 유출’ 걱정 없을까
2024년형 레이저 시리즈 (출처 : Motorola)
모토로라 레이저에 탑재한다는 ‘리멤버 디스’는 화면을 촬영하고 AI가 분석해 기록한다는 점에서 윈도우 리콜 기능과 비슷하다. 과연 이 기능은 정보 유출 논란을 피할 수 있을까.
작동 방식만 보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윈도우 리콜과 달리 모토 AI의 리멤버 디스에는 타임라인과 자동 촬영 기능이 없다. 사용자가 원할 때만 화면을 찍기 때문에 일정 시간마다 자기도 모르게 화면 내용이 별도로 저장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중요한 정보가 화면에 보일 때 기능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면 정보가 유출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그러나 기능이 간단한 만큼 아쉬운 점도 있다. 사용자가 수동으로 화면을 촬영하도록 지시하기 때문에, 리멤버 디스로 기록하지 않은 작업은 나중에 검색해도 찾을 수 없다. 자동 촬영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작업을 하는 동안 나중에 지금 작업하는 내용을 검색할 일이 있을지 예상하고 기능을 사용해야 한다.
모토로라, 나중에 더 많은 정보 공개할 예정
2024년형 레이저는 자체 AI 구동이 가능하다 (출처 : Motorola)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도 너무 적다. 먼저 AI가 화면을 어떤 방법으로 촬영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윈도우 리콜처럼 스크린샷을 촬영할 가능성이 높지만, 명령어를 전달한 시점에서 몇 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을 녹화할 수도 있다. AI가 내용을 분석하는 방법이나 기준, 기능을 사용한 결과도 아직 공개된 바 없다.
한편 리멤버 디스로 촬영한 화면과 분석 내용을 저장하는 위치, 관련 데이터를 모토로라나 다른 기업이 이용할 권한을 갖는지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데이터가 모토로라 혹은 제휴사 서버에 저장되거나 AI 훈련에 사용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소식을 보도한 해외 IT 매체 안드로이드 오소리티(Android Authority)는 모토로라에 화면 촬영 방법과 세부 정보를 요청하는 한편 앞으로 어떤 제품에 모토 AI가 탑재될지 문의했으나, 기능이 출시될 때쯤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알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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